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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my1004님의 노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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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상호 시인 - 모르는 척

<모르는 척>(천년의시작, 2007)

인터넷 화면 속 떠다니는 사진
길상號를 만났지
어느 바다에서 밀려왔는지 개펄에
닻을 내린 배 한 척
마냥 신기해서 스크랩을 해두고
보다가, 보다가, 눈물이 났지
물을 떠나서 다리 잃은 배
기우뚱, 일어서지 못했지
펄은 벗어날 수 없는 수렁이었지
바다로 이어진 물길 마르면
허연 소금 묻히고 녹슬어갈
길상號는 튜브를 몇 개 부레처럼 달고
헐떡이고 있었지
밀물이 들지 않는 모티터 속에서
힘차게 힘차게 노를 저어도
너에게는 가까이 갈 수 없었지
바다가 없어도 물고기 건져야 하는
그 밤 나는 가여운 어부가 됐지 - '길상號를 보았네'전문

 

반야사 앞 냇가에 돌탑을 세운다
세상 반듯하기만 한 돌은 없어서
쌓이면서 탑은 자주 중심을 잃는다
모난 부분은 움푹한 부분에 맞추고
큰 것과 작은 것 순서를 맞추면서
쓰러지지 않게 틀을 잡아보아도
돌과 돌 사이 어쩔 수 없는 틈이
순간순간 탑신의 불안을 흔든다
이제 인연 하나 더 쌓는 일보다
사람과 사람 사이 벌어진 틈마다
잔돌 괴는 일이 중요함을 안다
중심은 사소한 마음들이 받칠 때
흔들리지 않는 탑으로 서는 것,
버리고만 싶던 내 몸도 살짝
저 빈틈에 끼워 넣고 보면
단단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을까
층층이 쌓인 돌탑에 멀리
풍경소리가 날아와서 앉는다 - '돌탑을 받치는 것' 전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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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ast edited on 04/14/2007 13:34 by soonlif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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